코로나 바이러스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하여

WHY브러리23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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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경계가 있다. 또, 국경이 있고 국경 안에서 그 나라의 주권이 있다. 인간은 자연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이 편한 지역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공통적인 생활 방식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향유하는 모든 것들을 문화라고 할 때 보편적이지 않고 특정적인 삶의 방식을 지역 문화라고, 전통이라고 이야기한다.


획일적인 세계화,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 현대 문명 

지역 문화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다. 산이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 평야에 사는 사람, 추운 곳, 더운 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자연 환경에 적응하면서 남과 다른 삶의 방식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를 지나가면서 대량생산과 소비를 위한 ‘서구 시스템’을 각 지역마다 일반적으로 구축하면서 동일성과 보편성을 높여왔다. 이는 자연 환경의 변화에 보다 인간을 자유롭고 편하게 하기 위한 기술 문명의 발전과 같은궤도를 달려왔다.

하나의 정해진 모델을 향해 같은 방식으로 물질 문명과 문화를 변경시키는 과정에서 획일적인 ‘세계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현대 문명은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이는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그 지역에 맞는 삶의 방식에 대한 급격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변화의 문제들이 세상에 드러나 희미한 외곽선을 그리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아직도 물리적, 정신적 국경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고의 틀로는 실질적인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 

그러나 현대 사회가 지속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국경을 뛰어 넘은 지구 차원의 문제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다. 화석 연료의 사용과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역적인 국경과 개발의 문제로 국가간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 사회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예시 중의 하나가 기후 변화 문제기도 하다. 기존 사고의 틀 안에서는 실질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새롭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 문명의 정점을 달리는 서구와 이제 시스템을 정착하고 자국민을 위해 필요한 재화들을 생산해야 하는 국가들 사이의 갈등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한쪽을 억압하거나 비난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들 모두를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시민주의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보 통신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역학 조사가 현재 같지 않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돌림병’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도 모르고 앓다가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저가항공기를 타고 세계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쉽게 이탈할 수 없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상의 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원인을 보면 기술의 변화가 하나의 지역적인 사건을 전 지구적인 문제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환경 변화와 전지구적인 전염병의 문제 외에도 ‘세계화’ 이후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이제 하나의 국경에서 해결되기 힘들다. 하나의 단일 체제, 단일 민족이 아닌 ‘서로 다름’에 대한 개방성을 중심으로 서로간의 문화를 존중하고 정신적 국경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을 우리는 ‘세계시민(Cosmopolitan)’이라고 부르는데,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가 세계화 시대 이후의 대안으로 생각되는 이유도 바로 이 개방성에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국경과 사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성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된다는 뜻이다.


세계 시민이 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단순한 이해가 아니라 마치 그 지역 혹은 그 나라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여, 인간 보편성에 대한 높은 이해를 뜻한다. 서로 다른 언어, 피부, 외모와 상관없이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을 가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서로간의 차이를 떠나 범지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다. 이는 창의성의 하위 요소 중의 하나인 개방성과도 관련이 높다. 창의성이라는 것이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른 관점과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해진 틀이 아니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술문명이 발달할수록 세계가 하나의 정보통신망으로 촘촘해질수록 인간에 대한 존중과 공감의 의미가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글 와이즈만 사업본부 고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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