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인간, 프랑켄슈타인

원호섭
2019-01-07
조회수 123

12월 개봉한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1818년 공상과학(SF) 소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 ‘메리 셸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메리 셸리는 사랑하는 연인과, 그리고 또 다른 시인과 비가 오는 날 무서운 이야기를 하다가 상상 속에 존재하는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원작에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30년대 영화로 제작되면서 이 괴물은 과학자와 똑같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을 얻게됐다. 괴물로 묘사되는 프랑켄슈타인,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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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속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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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메리 셸리는 영국의 전기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의 전기 분해 기술을 비롯해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 다윈’의 자연 발생 실험 등 나름 당대 최고의 과학 실험을 총 동원한다.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영감을 ‘갈바니즘’에서 얻었다고 했다. 중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갈바닉 전지’의 그 갈바니즘이다. 죽은 개구리 뒷다리에 전기 자극을 주면 꿈틀하고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루이지 갈바니’가 찾아낸 갈바니즘은 물론 과학이라 볼 수 없는 부분도 상당히 많지만 이후 갈바닉 전지를 비롯해 뉴런과 근육 등 상당히 많은 지식에 영향을 미쳤다. 어찌됐든 1818년의 지식으로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생명을 불어넣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생명의 불꽃’이라 불리는 약물(?)이 등장한다. 이것이 있으면 프랑켄슈타인은 숨을 쉬고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물론 아직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비전’처럼 아예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은 없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주거나 인터넷 검색을 도와주는 인공지능도 개발됐다. 이 인공지능은 프랑켄슈타인의 ‘뇌’로 사용할 수 있다.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도 아직 개발되진 못했지만 흉내는 낼 수 있다. 로봇을 적용한 프랑켄슈타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유전자 가위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프랑켄슈타인을 어떤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가령 사고로 팔을 다친 사람이 로봇 팔을 장착한다고 하면 기계
공학을 비롯해 뇌에서 발생한 뇌파를 로봇에게 전달하는 ‘뇌 과학’, ‘전자 공학’ 기술 등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사고로 팔을 잃은 장애인이, 로봇 팔을 착용한 뒤 생각만으로 커피를 마시는 수준까지 향상됐다.

생체 이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생체 이식이 처음 시도된 것은 1950년대 미국에서 진행됐다. 까마득한 옛날이었다. 처음 인류는 신장 이식에 성공을 했고 이후에는 간이나 심장, 폐, 소장 등의 이식도 연달아 성공했다. 2014년 스웨덴에서는 자궁을 이식한 뒤에 출산까지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피부 이식을 비롯해서 신경이나 각막, 연골, 뼈 조직 등을 이식하는 것도 이미 가능해졌다. 물론 장기가 필요한 사람은 너무 많은데 이식할 수 있는 장기의 수가 부족하다. 과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장기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신장 투석기나 심박 조율기, 인공 달팽이관 등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몸 속에 들어가 있다. 3D프린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피부나 요도, 방광, 근육 등을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또한 자신의 피부 세포를 떼어내서 그것을 원하는 기관이나 장기로 분화시키는 생체 장기 기술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무서운 실험’이 떠오른다. 일명 머리 이식 수술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를 ‘프랑켄슈타인 실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의사 ‘카나베로’ 박사는 지난해 11월, 시신의 머리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신의 머리를 이식한 뒤 신경을 자극했더니 제대로 반응을 한 만큼 이식이 성공이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사지가 마비된 러시아의 프로그래머가 머리 이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수술에 필요한 돈과 이식할 수 있는 몸만 찾는다면 러시아 프로그래머는 당장이라도 이식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 프로그래머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갖게 되면서 최근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다. 이 같은 수술이 정말 가능할지 과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818년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한 편의 소설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를 본 사람들은 “가능하지 않을까”를 고민했고 생체 장기 이식, 인공 장기 개발 등의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아직 ‘비전’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어벤져스를 본 과학자들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고민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언제쯤 우리 옆에 나타날까.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 출연 엘르 패닝, 더글러스 부스 등 개봉 2018.12.20

(포스터 클릭시 영화 소개 페이지로 이동)



/ 글 매일경제 원호섭 과학전문기자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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