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공개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다. NASA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이유로 달 탐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의 상상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폴로 17호가 아닌, 비밀리에 발사된 아폴로 18호를 그린 영화 ‘아폴로 18.’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달 탐사 과정을 과학적으로 충실히 그려냈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는 달에 사는 벌레들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
하지만 인류가 달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달에 벌레가 살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영화 아폴로 18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여전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사진에 의문을 갖는 것도, 어쩌면 달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 때문일 테다. 아직, 인류는 달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달은 인류에게 대답보다는 궁금증만을 안겨주고 있다.
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여전히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달의 기원이다. 학계에서는 지구가 다른 행성이 갖고 있는 위성을 포획했다는 ‘포획설’, 지구가 생길 때 달이 만들어졌다는 ‘쌍둥이설’, 달이 지구로부터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는 ‘분리설’, 원시 지구가 화성 크기의 행성과 충돌하면서 만들어졌다는 ‘거대 충돌설’ 등 다양한 이론으로 달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이 중 1970년대부터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거대 충돌설이다.
거대 충돌설은 지구와 달의 동위원소비가 같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물질의 기본 입자인 원자는 원자 번호는 같지만 질량 수가 다른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산소에는 양성자 8개, 중성자 8개가 들어 있는데 중성자의 숫자가 1~2개 더 많은 산소도 있다. 이를동위원소라고 한다. 동위원소 비율은 지구 어디나 똑같다. 그런데 지구와 달에서 발견된 산소, 텅스텐, 티타늄 등의 동위원소비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와 화성의 동위원소비는 약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지구와 달이 애초에 ‘하나’였다는 가설을 강하게 지지한다. 쌍둥이설이나 분리설은 한계가 있다. 쌍둥이설은 달의 ‘핵’이 지구보다 작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분리설이 맞으려면 지구에서 달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달이 떨어져 나갈 만큼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야 한다. 현재 자전 속도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결국 결론은 ‘충돌’이다. 지난해 10월 학술지 네이처에 거대 충돌설과 관련된 새로운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달에 있는 칼륨 원소를 분석했더니 지구와 비교했을 때 무거운 동위원소의 양이 미세하게 많았다는 것을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화성 크기의 행성과 지구가 충돌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무거운 원소가 더 멀리 퍼져 나갔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그만큼 큰 충돌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어떤 해석도 달의 기원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려주지는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다. 보름달이 뜨는 날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거나, 사고가 잦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비슷한 연구는 있다. 일본 도쿄대 이데 사토시 교수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20년간 규모 5.5 이상의 대형 지진을 분석한 결과 12차례 중 9차례가 보름달이 뜨는 시기와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보름달이 뜨는 날 지구에 미치는 달의 인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조류 활동이 거세지고, 이 힘이 단층에 전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작은 지진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보름달이 뜰 때 지구에서는 큰 지진이 발생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인간의 몸 역시 보름달에 반응한다. 2013년 스위스 바젤대 의대 연구진은 성인 33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을 조사한 결과 보름달이 뜨는 날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잠들었을 때 뇌에서 나타나는 ‘델타파’의 세기도 30%나 줄었다. 보름달이 뜬 날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지만 사실 매년 달은 지구를 등지고 멀어지고 있다. 3.8cm씩 야금야금. 원인은 마찰력이다. 지구는 자전을 하려고 하는데 달의 인력으로 인해 바닷물이 움직이면서 마찰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해 지구가 자전하며 발생하는 운동량이 달로 전달된다. 달의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달은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3.8cm는 지구와 달 간 거리인 38만 km와 비교하면 티도 나지 않는 수치다. 1000년이 지나더라도 불과 38m, 1만년이 지나도 0.38km 멀어지는 데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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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년 뒤, 달이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이미 태양도 사라진 뒤다. 아마 그때쯤이면 인류는 지구를 탈출해 또 다른 행성에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그 전에 인류가 멸망했을지도.
<아폴로 18>
감독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출연 워렌 크리스티 로이드 오웬 라이언 로빈스 등 개봉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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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아폴로 18> (수입 및 배급:화앤담이엔티)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E. 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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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 공개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다. NASA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이유로 달 탐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의 상상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폴로 17호가 아닌, 비밀리에 발사된 아폴로 18호를 그린 영화 ‘아폴로 18.’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달 탐사 과정을 과학적으로 충실히 그려냈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는 달에 사는 벌레들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
하지만 인류가 달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달에 벌레가 살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영화 아폴로 18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여전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사진에 의문을 갖는 것도, 어쩌면 달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 때문일 테다. 아직, 인류는 달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달은 인류에게 대답보다는 궁금증만을 안겨주고 있다.
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여전히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달의 기원이다. 학계에서는 지구가 다른 행성이 갖고 있는 위성을 포획했다는 ‘포획설’, 지구가 생길 때 달이 만들어졌다는 ‘쌍둥이설’, 달이 지구로부터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는 ‘분리설’, 원시 지구가 화성 크기의 행성과 충돌하면서 만들어졌다는 ‘거대 충돌설’ 등 다양한 이론으로 달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이 중 1970년대부터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거대 충돌설이다.
거대 충돌설은 지구와 달의 동위원소비가 같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물질의 기본 입자인 원자는 원자 번호는 같지만 질량 수가 다른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산소에는 양성자 8개, 중성자 8개가 들어 있는데 중성자의 숫자가 1~2개 더 많은 산소도 있다. 이를동위원소라고 한다. 동위원소 비율은 지구 어디나 똑같다. 그런데 지구와 달에서 발견된 산소, 텅스텐, 티타늄 등의 동위원소비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와 화성의 동위원소비는 약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지구와 달이 애초에 ‘하나’였다는 가설을 강하게 지지한다. 쌍둥이설이나 분리설은 한계가 있다. 쌍둥이설은 달의 ‘핵’이 지구보다 작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분리설이 맞으려면 지구에서 달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달이 떨어져 나갈 만큼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야 한다. 현재 자전 속도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결국 결론은 ‘충돌’이다. 지난해 10월 학술지 네이처에 거대 충돌설과 관련된 새로운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달에 있는 칼륨 원소를 분석했더니 지구와 비교했을 때 무거운 동위원소의 양이 미세하게 많았다는 것을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화성 크기의 행성과 지구가 충돌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무거운 원소가 더 멀리 퍼져 나갔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그만큼 큰 충돌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어떤 해석도 달의 기원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려주지는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다. 보름달이 뜨는 날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거나, 사고가 잦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비슷한 연구는 있다. 일본 도쿄대 이데 사토시 교수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20년간 규모 5.5 이상의 대형 지진을 분석한 결과 12차례 중 9차례가 보름달이 뜨는 시기와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보름달이 뜨는 날 지구에 미치는 달의 인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조류 활동이 거세지고, 이 힘이 단층에 전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작은 지진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보름달이 뜰 때 지구에서는 큰 지진이 발생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인간의 몸 역시 보름달에 반응한다. 2013년 스위스 바젤대 의대 연구진은 성인 33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을 조사한 결과 보름달이 뜨는 날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잠들었을 때 뇌에서 나타나는 ‘델타파’의 세기도 30%나 줄었다. 보름달이 뜬 날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지만 사실 매년 달은 지구를 등지고 멀어지고 있다. 3.8cm씩 야금야금. 원인은 마찰력이다. 지구는 자전을 하려고 하는데 달의 인력으로 인해 바닷물이 움직이면서 마찰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해 지구가 자전하며 발생하는 운동량이 달로 전달된다. 달의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달은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3.8cm는 지구와 달 간 거리인 38만 km와 비교하면 티도 나지 않는 수치다. 1000년이 지나더라도 불과 38m, 1만년이 지나도 0.38km 멀어지는 데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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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년 뒤, 달이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이미 태양도 사라진 뒤다. 아마 그때쯤이면 인류는 지구를 탈출해 또 다른 행성에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그 전에 인류가 멸망했을지도.
<아폴로 18>
감독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출연 워렌 크리스티 로이드 오웬 라이언 로빈스 등 개봉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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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아폴로 18> (수입 및 배급:화앤담이엔티)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E. 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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