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복의 첫 단계, RNA백신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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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기 위해 큰 노력을 해왔다. 그중 백신 개발은 코로나19를 정복하는 근본적인 방법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러 백신 회사들의 경쟁을 거쳐, 2020년 12월 최초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정식 사용되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코로나19 정복의 첫 걸음을 디뎠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RNA 백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RNA 백신이란 무엇이며 전통적인 백신과 어떤 점이 다를까? RNA 백신의 작동 원리와 장점을 알아보고,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코로나19 정복을 위한 인류의 노력, 세계 최초 RNA 백신의 탄생




# 백신이란?

우리 몸에는 바이러스, 세균 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물리치는 방어 체계가 있는데, 이를 ‘면역’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콧속에 있는 점막은 숨을 쉴 때 들어오는 병원체를 막아주고,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은 음식물로 들어오는 병원체를 막아준다. 어떤 병원체는 점막이나 위산 등을 뚫고 우리 몸 안으로 침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면역 세포’가 물리친다. 면역 세포는 병원체를 직접 잡아 먹거나, 또는 병원체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생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한다.


▲ 병원체에 달라붙어 병원체를 무력화 시키는 항체



면역 세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면역 기억’이다. 면역 세포는 몸속에 침입한 병원체에 대한 정보를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면 훨씬 더 빠르고 강하게 대처한다. 백신이란 죽거나 독성이 약해진 병원체를 몸에 주입하여 면역 기억 작용을 유발하는 약품이다. 병원체가 죽어 있거나 독성이 약해졌기 때문에, 백신을 주입해도 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면역 세포는 병원체의 모양을 기억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에 같은 병원체가 몸에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은 효과적으로 대처해 낼 수 있는 것이다.




# 전통적인 백신 : 생백신과 사백신

천연두가 대유행이었던 18세기 말, 영국의 과학자 '제너'는 우두(소의 천연두)균을 한 소년에게 주입한 후, 시간이 지나 천연두균을 다시 소년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소년은 우두균으로 인해 약간의 증세가 나타났지만 곧 회복했고, 이후 천연두균을 주입했을 때 천연두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제너는 이 실험을 통해 독성이 약한 우두균이 천연두균에 대한 면역 기억을 유발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인류 최초의 백신인 천연두 백신을 발명했다.


▲ 제너가 처음으로 개발한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천연두 백신은 독성은 약하지만 살아있는 병원체를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백신을 생백신이라고 한다. 홍역, 풍진, 수두 백신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생백신이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병원체를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1회 접종만으로도 면역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생백신을 맞으면 약한 독성에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병원체 중에서는 독성을 약화하기 힘든 것도 있다. 예를 들면, 간염 바이러스는 독성을 약화하기 힘들어 생백신으로 만들 수 없다. 이런 병원체는 열을 가하거나 약물을 처리해 죽은 상태로 만들어 백신으로 이용하는데, 이를 사백신이라고 한다. 장티푸스, 콜레라, 파상풍 백신 등은 모두 사백신이다. 사백신은 죽은 상태의 병원체이기 때문에 생백신보다 부작용의 위험이 적다. 하지만, 생백신과는 달리 면역 효과가 짧게 지속되고 여러 번 접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 코로나19 백신 : RNA 백신의 첫 등장

화이자와 모더나가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전통적인 방식의 생백신·사백신이 아닌 최초의 RNA 백신이다. 그럼, RNA 백신이란 무엇일까? RNA 백신의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하여 증식하는 과정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바이러스는 몸속 세포에 침입하여 자신의 유전 물질을 세포에 주입한다.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은 세포에서 복제되고, 복제된 유전 물질에서 바이러스의 외피(껍데기)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때 RNA의 한 종류인 mRNA가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중간 매개체로 작용한다. mRNA는 단백질의 정보를 담은 암호와도 같아서, 세포 내 물질인 리보솜이 mRNA와 결합하여 정보를 해독하면 단백질이 생성된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담긴 mRNA를 몸속 세포에 주입하면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통해 탄생한 백신이 바로 RNA 백신이다. 하지만, mRNA는 워낙 불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몸속 세포에 주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질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지질나노입자는 불안정한 mRNA를 감싸 세포로 안전하게 전달해주는 물질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지질나노입자를 이용해 RNA 백신을 만들었다.


RNA 백신은 병원체의 독성을 약하게 하거나 죽게 만들어 주입하는 생백신·사백신 보다 제작 과정이 훨씬 단순하여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긴급하게 접종이 필요한 현 코로나19 상황에 RNA 백신의 생산 속도는 큰 장점이 된다. 또한 제작 비용이 적게 들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RNA 백신은 구조가 불안정하여 매우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 보관해야 해서 유통이 매우 까다롭다. 또한, RNA 백신 역시 생백신·사백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이는 제조사들이 앞으로 해결해가야 할 숙제다.




# 코로나19 정복을 향한 길

코로나19 백신은 현재도 많은 기업에서 연구 중이며 화이자·모더나의 RNA 백신 외에 여러 종류의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 물질을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주입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또한, 중국의 시노팜 백신은 전통적인 방식의 사백신이며 노바백스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재조합 백신’이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백신은 RNA 백신과 마찬가지로 각자만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는 각 백신의 효능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으며, 국민의 상황에 맞는 백신을 수입하고 있다. 백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들도 접종 결과를 분석하며 안정성과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이 노력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 글쓴이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과학팀 정윤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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